[기사] 세계에 '한글 패션' 알리는 디자이너 이상봉[기사] 세계에 '한글 패션' 알리는 디자이너 이상봉

Posted at 2007.06.19 18:08 | Posted in 우리글 한글
세계가 인정한 ‘한글의 재발견’우리 문화 살린 옷 고민… 파리 패션쇼서 좋은 반응초등학교 땐 다양한 경험으로 좋아하는 것 찾아야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 최근 2007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이하늬 양이 입어 눈길을 끈 티셔츠에 적힌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다.

우 리조차 ‘한글이 저렇게 예뻤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이 옷은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씨의 작품. LG 전자의 한글을 입힌 휴대폰인 ‘샤인폰’ 역시 이 씨가 디자인했다. 한글을 활용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씨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보았다.

까맣고 동글동글한 안경테, 가죽을 덧댄 청바지, 빨간 시계, 하늘색 터키석이 박힌 커다란 반지……. 기자를 맞는 이 씨의 차림새는 우리 문화를 활용한 패션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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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는 ‘한글’을 디자인의 세계로 끌어 왔을까?

“어 떻게 하면 우리 문화를 잘 살린 옷을 만들까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외국 친구가 ‘한글은 가장 한국적이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2005년 파리의 ‘프레타 포르테(기성복 박람회) 컬렉션’ 패션쇼에 훈민정음 글자를 넣은 옷 몇 벌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 때부터 ‘한글’이 옷에 어울린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이 씨는 한국ㆍ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맞은 지난해 2월과 9월에도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에 국악인 장사익ㆍ화가 임상옥 씨의 글씨체를 담은 옷을 내놓았다. 결과는 대성공. 그의 한글 옷은 프랑스ㆍ미국ㆍ러시아 등지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이런 그의 성공은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1983년 중앙 디자인 콘테스트 수상, 1986년 패션 센터 지정 한국 패션 명사 100 인에 선정, 1999년 서울 패션인상 올해의 디자이너상, 2005년 베를린 에스모드 심사 위원.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온 발자취가 그 근거이다.

“처음부터 디자인을 한 것은 아니에요. 작가가 되고 싶어 서울예술대학 방송 연예학과에 입학했고, 한때는 연극인을 꿈꾸기도 했죠.”

이 씨는 졸업 후 연극을 하면서 생계가 어려워지자 옷 수선집이라도 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국제 복장 학원에 등록했다. 의외로 옷 만들기가 재미있었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디자인을 구상하며, 옷감을 자르고 바느질을 했다. 그로부터 6 년 만인 1985년 이 씨는 자신의 이름을 건 옷 가게를 차렸다.

“디자이너는 항상 새로운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야 해요. 어제와 똑같은 옷을 만들면 누가 사겠어요.” 그의 끊임없는 노력은 계속됐고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이상봉’ 브랜드가 여성 기성복 시장 매출의 20 %를 차지하게 된 것. 이 씨는 국내에서 인정을 받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내 능력이 어디까지일까 궁금했어요. 1997년 ‘프레타 포르테 파리’ 전시회에 옷을 출품하는 것으로 패션의 도시 파리의 문을 두들겼고, 2002년 처음으로 패션쇼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전 세계 패션 디자이너들이 몰려드는 파리 무대에서 인정 받기란 쉽지 않았다. ‘무리한 도전인가?’하는 좌절감도 들었다. 하지만 2004년 한국의 토속 신앙을 주제로 한 패션쇼를 열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용기를 얻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그의 생각이 맞아 떨어진 것. 한글 패션 역시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1 %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하라.’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것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 씨의 좌우명이다. 패션의 중심 파리에서 손꼽히는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것이 현재의 포부라고 밝힌다.

이 씨는 “공부 잘한다고 행복하거나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행복해지죠. 초등학교 시절엔 꿈을 정하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세요.” 라는 당부로 인터뷰를 마쳤다.

최지은 기자 wind@snhk.co.kr


출처 : 소년 한국일보 : http://news.empas.com/show.tsp/20070619n07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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