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요인 기념사는 ‘일본말 투성이’3부요인 기념사는 ‘일본말 투성이’

Posted at 2008.10.09 18:03 | Posted in 신문 기사
"국선변호제도의 수혜 범위 확대와 질적 개선에도 배전의 노력을~." 이용훈 대법원장 사법 60주년(9월 26일) 기념사의 일부다. '배전(倍前)'은 일본식 표현. '갑절'이라고 쓰는 게 바른 표현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기념사에서도 일본식 표현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이란 것이다.

562돌 한글날을 맞은 9일. 우리는 한글이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글자라고 말하지만 말뿐이다. 우리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욱이 잘못 쓰이는 한글을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그렇다면 많은 말을 쏟아내는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3부 요인은 어떨까. 헤럴드경제는 한글학회에 이들의 최근 연설문을 의뢰, 분석했다.

한글학회는 이 대통령의 국군의 날(10 월 1일) 기념사에 '일류', '한반도', '용사', '충성', '복무', '책무' 등 일본식 한자어들이 많이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특히 이 대통령의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변하고, 미래 위협 요인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에서 '한반도' 표현에 대해 '우리나라'라고 쓰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는 일본이 우리나라 영역을 반도 이남으로 축소시키고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의' 남발도 일본식 표현으로 순화 대상. 이 대통령은 '조국 수호의 의지~', '세계 최고 선진강군의 대열~', '태안 앞바다 기름을 닦아내는 봉사의 행렬~'이라는 표현을 썼다. 학회는 각각 '조국을 지키겠다는 의지', '세계 최고 선진강군 대열에', '~봉사 행렬'이 옳다고 분석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9월 1일)는 일본식 표현이 한글을 대신했다고 학회는 혹평했다. '수렴', '본산', '상(像)' 등이 대표적으로 지적됐다. 수렴은 일본의 수학용어로, '모아지다'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다. 본산은 산실, 상은 모습으로 쓰면 된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특히 김 의장이 사용한 '정부에 특별히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에서 당부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로 또 다른 높임말과 함께 쓸 수 없다. 따라서 '당부하고자 합니다'나 '부탁드립니다'가 맞는 표현이다.

학회는 '감사드립니다', '약속드립니다'도 일본식 표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사법 60주년 기념사'에서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감사합니다', '약속합니다'가 맞다.

김승곤 한글학회장은 "우리말보다는 한자어, 특히 일본식 한자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며 "어디서부터가 일본어의 잔재이고 어디까지가 우리말인지도 모를 정도로 우리는 일본식에 길들었다"고 한탄했다.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우리에게 깊게 스며든 일본식 표현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제라도 알자. 그리고 바르게 쓰자.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 3부요인 기념사에 나타난 주요 잘못된 사례들 >
▶이명박 대통령 국군의날 기념사 (10월1일)
* 전쟁의 잿더미에서 세계경제 10위권을 이룩한 → '10위권'처럼 '~권'은 일본식 표현. '10위 수준을 이룩한'으로 고쳐야.

* 선진일류국가 건설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일류'는 일본식 표현, '첫째가는' 정도로 순화.

*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변하고 → '한반도'는 일제시대에 들어온 일본식 표현. 문맥상 '우리나라'로 사용하면 됨. 참고로 '반도'를 표현하는 우리식 표현은 '곶'임.

* 조국 수호의 의지 하나만으로 국군을 창설했습니다. 세계최고 선진강군의 대열에 속한다고. 태안 앞바다 기름을 닦아내는 봉사의 행렬에도 → '~의'라는 표현은 일본식 표현을 남발하는 것. 각각 '조국을 지키겠다는 의지', '세계 최고 선진강군 대열에', '봉사 행렬에도' 라는 표현이 옳다.

▶김형오 국회의장 정기국회 개회사 (9월1일)
* 하나로 수렴되어야 합니다→ '수렴'이란 말은 일본의 수학 용어. '모아지다'로 순화하는 게 맞다.

* 하루 2건 이상씩 열리는 꼴입니다→ '꼴'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있다. '열리는 셈입니다'가 맞아.

* 민생경제를 챙기는 '일하는 국회'상을 확립하여야 합니다. →'~상(像)'은 일본식 표현.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로 순화해야 함.

* 사실상 18대 국회의 첫 국회인 → '상(上)'은 필요없는 표현. '사실'로 거치면 됨.

* 정부에 특별히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 '당부'란 표현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말로 '드립니다'라는 높임말과 함께 쓸 수 없다. '당부하고자 합니다' 나 '부탁드립니다'가 적절.

* 불안과 좌절, 상처받은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도록 합시다. → 주술 호응이 맞지 않는 잘못된 문장. '불안과 좌절, 상처를 경험한 국민에게'.

* 국민들에게 보람차고 풍성한 열매를 나눠줍시다 → 높임말 사용 오류. '열매를 나눠드립시다'로 고쳐야.

▶이용훈 대법원장 대한민국 사법 60주년 기념사 (9월26일)
* 귀중한 시간을 내어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 대표적인 일본식 표현법. '감사합니다'가 맞다.

*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의 배려에 감사드리며 → '빌려'가 아니라 '빌어'가 맞다. '감사드리며'는 '감사하며'라고 쓴다.

*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 '표합니다'라고 하면 충분.
* 국선변호제도의 수혜 범위 확대와 질적 개선에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배전의 노력'이란 말도 일본식 표현이다. '갑절의 노력'이라는 식으로 순화시켜 표현해야.

* 약속드립니다 → 역시 일본식 표현. '약속합니다'로 써야.
【자료제공 : 한글학회】

출처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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