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우월주의한글 우월주의

Posted at 2007.01.14 15:49 | Posted in 우리글 한글
글의 출처 : 위키 백과 사전

한글 우월주의한글이 다른 문자 체제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믿음으로 인해 근거를 맹신하는 태도이다. 때로는 잘못된 근거조차 무비판적으로 인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흔히 한민족 우월주의를 고취시키는 역사 학설이나 종교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쓰이기도 한다. 이 문서는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한글에 관한 사례들과, 오해를 담고 있다.

사례



한국의 비문해율

보통 한글이 우수하다는 논지에 대한 잘못된 근거 가운데 하나가 한국 사람 가운데 비문해자(문맹)가 없거나 거의 없다는 것이다. 비문해율은 그 나라의 초등 교육 실태를 나타내는 지표로, 그 나라에서 쓰는 문자의 우수함과는 거리가 멀다.

일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비문해자 비율(문맹률)은 ‘0%’가 아니다. 국제 연합 산하 기구의 발표로는 15세 이상의 대한민국 사람 가운데 97.9%, 그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람의 98.0%만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문해자라고 하며, 이는 세계에서 30위권에 드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1]

1945년 광복 직후에는 12세 이상의 한국인 가운데 22%만이 한글을 읽을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당시 태어난 한국 사람 가운데에는 어려운 시절을 겪으며 초등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왔기 때문에 한글을 모르거나 맞춤법이 서툰 사람들이 많으며, 이들을 위한 ‘한글 학원’과 초등 교육을 베푸는 시설 등이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02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24.6%가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읽기·쓰기를 할 수 없거나 어려움을 겪는 정도의 비문해자이다.[2]

한글 자체의 발음 규칙은 쉽지만, 한국어의 음운 규칙이 다소 복잡하기 때문에 한글을 배운 다음 맞춤법을 배우는 데에는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밟아’는 [발바]로, ‘밟다’는 [밥따](일부에서는 [발따]나 [밟따])로, ‘밟히다’는 [발피다]로 소리가 나지만 어근과 그 뜻이 서로 같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발바’, ‘밥따’ 등으로 적지 않고 모두 어근 ‘밟’을 밝혀서 적는 것이다.

‘한글 수출’

한글을 다른 언어를 쓰지만 문자가 없는 민족에 보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2001년 한글날문화방송은 한 언어학 교수가 라후족에 게 한글을 보급한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한글, 라후 마을로 가다》를 방영했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 촬영에 참가한 한 대학원생은 뒷날 그 방송이 연출된 것이며, 라후족은 로마자로 라후어를 기록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문자를 필요로 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3] 하지만 이 방송이 발단이 되어 한국어와 라후어가 한 계통이라는 주장이나, 한국인의 조상이 라후족이라는 주장 등이 생기기도 했었는데, 이는 언어학적으로나 인류학적으로나 근거가 희박하다.

2004년에는 경북대학교의 한 교수가 한글로 된 테툼어의 표기 체계를 동티모르에 보급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잘못 알려지는 일이 일어났다.[4] 동티모르 사람들은 예전부터 로마자로 테툼어를 표기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문자를 쓰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어떤 이는 한글을 다른 언어에 적용하면 한국 사람이 이를 곧바로 유창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한글은 초성+중성+종성의 CVC음절구조를 쓰는 한국어를 기초로 모아쓰기 방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풀어쓰기를 하지 않는 한 자음군(strike의 str같은 경우)이나 이중모음을 표현하는 데에 매우 취약하다. 그리고 다른 언어들은 한국어와 음운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한글로 그 언어를 표기하더라도 한글 맞춤법과는 다른 정서법을 쓸 것이다.

또한 특정언어가 어떤 문자를 사용하느냐 하는 문제는 종종 정치나 종교적인 문제와 결부되는 특징이 있다. 구 소비에트 연방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이 소련 붕괴 이후 키릴 문자에서 로마자로 표기 체계를 바꾸는 것은 주로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며, 이슬람교 문화권의 언어들이 종종 아랍 문자로 표기되는 것은 문화·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문자가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소수 민족들은 그들이 속하는 국가의 지배적 언어가 사용하는 문자를 받아들이게 될 개연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한민족의 전유물에 가까운 한글이 정치·종교적으로 한민족과 밀접한 관계가 없는 언어의 문자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표음성

때로 한글은 ‘소리나는 대로 읽고 쓰기 때문에’ 우수한 표기 체계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조금 무리수가 있는 주장이다. 자유 변이음운 규칙 등의 현상이 있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ㅟ’와 ‘ㅚ’는 각각 단모음으로 발음할 수도 있고 이중모음으로도 발음할 수 있다. 모음 ‘ㅢ’는 더욱 불규칙해서 ‘ㅡ’와 ‘ㅣ’를 합친 원 발음 외에도 경우에 따라 [ㅣ], [ㅔ]로도 발음된다. 같은 ㅌ 받침이라도 ‘밭이’는 [바치]로 소리나지만, ‘홑이불’은 [혼니불]로 소리난다. 또한 ‘대가’를 ‘한 분야에 뛰어난 사람’이라는 뜻일 때에는 [대ː가]로 발음하지만, ‘일을 하고 받는 보수’·‘어떠한 일을 성취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뜻할 때는 [대ː까]로 발음한다. 특히 외래어의 경우 발음과 표기의 괴리가 심한 편인데, 예를 들어 사스(SARS) 는 대부분 [싸쓰]로 발음하지만 ‘싸쓰’로 쓰는 일은 적다. 이것은 한글로 한국어를 표기할 때 음소적 표기가 아닌 형태음소론적 표기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 한글 맞춤법에서는 모음의 장단을 따로 표기하지 않기 때문에 문자 표기만으로는 발음의 장단을 알 수가 없다.

종종 영어일본어의 표기 체계를 한글과 비교하곤 한다. 예를 들어 영어 철자법에서는 a가 face에서는 /eɪ/, preface에서는 /ɪ/ 로 소리나는 등 매우 불규칙적인데, 이것은 한글 맞춤법이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 때 크게 개정되고 그 이후로도 몇 차례 개정되었지만, 영어 철자법은 16세기 이후 몇 세기 동안 언어의 발음이 바뀌어 온 데 비해 별로 개정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몇 세기동안 손보지 않은 철자법이 비교적 최근에 개정되고 계속해서 맞추어지고 있는 맞춤법보다 불규칙하고 해당 언어와 잘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어의 철자법은 음소적 철자법이 아닌 역사적인 철자법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발음과 철자법 상의 괴리가 심해진 반면 나머지 서유럽어의 대부분은 (영어와 마찬가지로 라틴 문자에 기반한 문자를 사용하면서도) 음소적인 표기에 기반하고 있어 표기법이 상당히 규칙적인 편이다. 예를 들어 핀란드어의 경우 발음과 철자법이 규칙적이어서 철자에서 나름대로 정확한 발음을 알 수 있고 철자를 몰라도 발음만 정확히 알면 철자를 알아 낼 수 있을 정도이다. 비교적 복잡한 철자법을 가진 프랑스어조차도 발음에서 정확한 철자법으로 적기는 어려워도 적혀진 철자에서 정확한 발음을 유추하는 것은 쉬운 편이다. 일본어의 음절 문자인 가나도 일본어의 음소와 상당히 규칙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즉 문자의 규칙적인 표음성은 문자의 우수성보다는 철자법에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모음의 장단 표기 문제는, 서울말의 발음의 장단의 차이는 점차 사라지고 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유네스코와 관련

한국의 많은 언론과 미디어에서는 한글이라는 문자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세계가 인정한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주장한다.[5][6]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한글 자체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의 고문서이다. 이것은 한글이라는 문자와 훈민정음이라는 책을 혼동한데서 오는 오해이다. 이런 혼동은 더욱 나아가 한글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도 아닌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7]

유네스코에서는 특정 문자나 언어 자체를 세계유산, 세계기록유산,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등으로 지정하지 않는다.

문해율 증진에 힘쓴 사람에게 주는 유네스코 세종대왕상이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하여 제정된 것이고, 대한민국 정부가 상금을 지원하고 있다.

기타 사례

이밖에도 인터넷과 방송 언론을 통해서 정확한 근거나 인용없이 왜곡되는 한글 미신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 유네스코에서 진행 중인 소수 언어 보호 프로그램인 바벨 계획(Babel Initiative)에서 한글을 이용하여 문자가 없는 언어의 표기 수단으로 사용할 계획이다는 설
  • 몇 년 전 프랑스에서 세계 언어 학자들이 모이는 학술회의에서 한국어를 세계 공통어로 쓰자는 토론이 있었다는 설
  •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언어학 대학에서 합리성, 과학성, 독창성등의 기준으로 세계 모든 문자를 순위를 매겼는데 한글이 1 위를 차지했다는 설

이들은 대부분 사실을 과장하거나 근거가 희박한 주장들이다.



  1. 마지막 세개 지적하신 것 중 가운데 있는 것은 실제했던 내용이라더군요.
    KBS에서 나온 이야기로는 네델란드에서 96년에 있었던 학술회의에서였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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